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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오우삼과 서극의 갈등 <두남자><서프라이즈>

1987년 홍콩

 

 

거친남자들의 진한 우정과 의리를 다룬 영화 영웅본색2의 촬영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메가폰을 잡은 사람은 1년전 영웅본색으로 스타 감독반열에 오른 오우삼 오우삼 감독은 열정적으로 영화 촬영에 임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자리에 한명의 감독이 더있었다.

 

 

 

 

2년전 서극이 만든 영화 제작사 전영공작실에 오우삼이 찾아오며 두사람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당시 서극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연출한 코믹 로맨스 영화 상하이 블루스(1984)를통해 홍콩 영화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감독으로 평가받는 실력자였다. 오우삼 감독은 10년전 액션영화 철한유정(1975)을 연출했지만 극장에서 개봉 조차 하지 못했고 그뒤로 삼류 코미디 영화들을 전전하며 재기의 기회를 찾고 있는 상태 였는데 그런 오우삼에게 서극이 함꼐 일해보자고 제안 했던것이다. 사실 오우삼의 액션영화 철한유정을 봤던 서극은 오우삼에게서 액션 영화감독으로서의 가능성을 발견 했던 것이다. 그이유에서 그에게 영화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던것이었다.

 

오우삼과 서극 두사람은 서로에 대한 신뢰 속에 첫 작품의 촬영을 시작할수 있었다. 서극이 제작을 맡고 오우삼이 메가폰을 잡은 첫번째 영화 촬영은 순조로웠다. 암흑가에 발을 들였던 형 적룡과 경찰이 된 동생 장국영 그리고 적룡의 오랜친구 주윤발의 진한우정과 의리를 그린영화는 바로 영웅본색이었다.

 

오우삼과 서극이 합작한 영웅본색은 1986년 개봉 당시 홍콩달러 3,500만의 흥행 수익을 올렸고 홍콩거리는 주윤발의 바바리코트를 걸치고 성냥개비를 입에문 남성팬들로 가득했다. 또한 영웅본색은 아시아전역에서도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 하며 수많은 여성팬들 사이에서 주윤발, 장국영 신드룸을 불러일으켰는데 뿐만 아니라 영웅본색은 홍콩영화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어 놓기 까지 했다.

 

검을 들고 무술을 펼치며 적과 싸웠던 홍콩의 전형적인 무협영화와 달리 영웅본색에서는 쌍권총을든 주윤발이 몸을 굴려 적의총탄을 피했고 물살을 가르는 보트위에서 적진을 향해 총을 쏘기도 했다. 적과 대치해 서로의 머리에 총을 겨누는 장면에서는 극도의 긴장감이 넘쳐흘렀는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액션 표현으로 홍콩누아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고 사람들은 새로운 장르의 탄생에 열광했다. 특히 주윤발이 지폐에 불을붙여 담배를 태우는장면과 적의 총에 맞고 죽음을 맞이하는 주윤발을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영웅본색의 대표적인 장면으로 손꼽히는데 이는 당시 홍콩영화에서 볼수없었던 오우삼 만의 액션표현이었다. 

 

영웅본색의 성공으로 인해 주윤발, 장국영, 적룡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삼류코미디 영화감독으로 남을뻔했던 오우삼은 영웅본색 한편으로 홍콩 최고의 액션감독으로 우뚝서게 된다.또한 영웅본색을 제작한 서극과 그의 제작사 전영공작실도 홍콩에서 명실상부한 메이저제작사로 입지를 굳히는데 오우삼과 서극은 영웅본색의 성공에 힘입어 속편 영웅본색2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오우삼 감독과 서극

 

그런데 성공의 주역인 두사람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한것이다. 두사람은 영웅본색2의 주인공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달랐다. 전편과 똑같아질것을 우려했던 제작자 서극은 주인공을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 바꾸자고 주장했고 감독 오우삼은 전편의 중심인물인 주윤발과 장국영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것이다. 오우삼과 서극 두사람은 고집을 꺾지 않았고 어렵게 시나리오는 완성되었지만 시나리오 제작단계에서 영웅본색2의 생각이 달랐던 두사람은 결국 주인공의 분량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에 돌입하고 말았다. 영웅본색2 촬영이 시작되면서 두사람의 갈등은 표면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촬영장에 나타난 제작자 서극은 오우삼의 연출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었고 오우삼은 월권을 행사하는 서극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오우삼은 영화 연출을 포기할수없는 상황이었는데 그이유는 영웅본색의 유례없는 성공으로 인해 홍콩과 아시아전역에서 여웅본색2와 오우삼 감독에세 걸고있는 엄청난 기대때문 이었다. 그런데 서극은 계속적으로 촬영 현장에서 월권을 행사하며 오우삼을 괴롭혔고 심지어 제작비를 삭감하겠다고 오우삼 감독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결국 서극은 제작비를 삭감하기에 이르렀고 오우삼은 고민끝에 주윤발에게 돈을 빌려 제작비를 충당했다. 

 

하지만 서극도 오우삼을 버릴수없는 입장이었는데 당시 홍콩내에서 오우삼 만큼 액션영화를 잘찍는 감독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두사람은 서로 감정의 골이 깊었지만 영웅본색2를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함께해야하는 운명이었다. 그후 영웅본색2의 편집이 시작되면서 두사람사이의 안좋은 감정이 폭발하고 만다. 영웅본색2를 편집하는중에 서극이 오우삼의 전매특허인 슬로우 모션 편집기법에 반기를 들었던것이었다. 결국 두사람은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촬영본을 각각 나눠서 편집하기에 이르렀다. 때문에 영웅본색2는 전편에 비해 주인공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고 이야기 전개가 억지스럽다는 평을 받게된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영웅본색2는 홍콩과 아시아 전역에서 전편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었고 오우삼과 서극은 홍콩영화 사상 최고의 콤비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영웅본색으로 홍콩 누아르라는 장르를 만들어내며 홍콩 영화계의 판도를 바꿨던 두남자 오우삼과 서극 아이러니 하게도 영웅본색2로 갈라섰고 그후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