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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장국영과 진백강의 오해 <그 남자의 고백><서프라이즈>

1993년 홍콩, 퀸 메리 병원

 

 

혼수상태에 빠진 한남자가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그는 가수이자 영화배우인 진백강[Danny Chan]이었는데 진백강을 찾아와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한 남자. 그는 당대 홍콩 최고의 스타 장국영[Leslie Cheung]이었다.

 

15년전인 1978년 홍콩 친구사이인 장국영과 진백강은 각각 배우와 가수를 꿈꾸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두사람은 서로를 격려하며 우정을 쌓아갔는데 그러던 1년후 진백강은 꿈에 그리던 가수 데뷔를 하게 되었고 장국영은 이를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진백강은 앨범에 수록될 12곡중 타이틀곡을 정하지 못해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장국영은 진백강의 첫 앨범 타이틀곡 까지 직접 골라주었다.

 

 

장국영과 진백강

 

그 노래는 당신때문에 흐르는 눈물이라는 뜻의 안루위 니류 라는 노래로 첫사랑과 이별한 남자의 절절한 심정을 구슬프고도 애절한 멜로디로 담아낸 곡인데 진백가의 감미로운 목소리 어우러진 이노래는 대중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그는 순식간에 홍콩 최고의 스타로 떠오르게 되었고 영화 제의까지 받게 되었다.

 

반면 장국영은 여전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었고 이런 자신의 처지에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데 장국영이 배우의 꿈을 포기할까봐 걱정한 진백강은 자신이 주연을 맡은영화 <갈채>에 그가 출연할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

가수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영화에서 진백강은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가수로 성공하는 주인공으로 장국영은 그를 괴롭히는 악역으로 출연 했다. 그런데 진백강은 기대이상의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은 반면 장국영에게는 그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는데 이에 장국영은 자괴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진백강이 연기 조언을 해주었는데 그것을 시작으로 장국영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장국영은 결국 배우가 아닌 가수로 데뷔를 결심을 하게 되는데 1983년 앨범 풍계속취를 발표한 장국영 이별을 앞둔 남자의 심정을 불어오는 바람에 비유한 이곡은 장국영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어울어져 사람들의심금을 울렸고 무려 3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는 이앨범 하나로 무명에서 최고의 스타로 급부상했는데 

 

그러던 어느날 바쁜 나날을 보내던 장국영은 진백강이 자신을 험담하는것을 듣게 되는데 이에 분노한 장국영은 인터뷰에서  진백강이 안좋은 피부를 가리기 위해 평소 진하게 화장을 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언론에 폭로했다. 이를 알게된 진백강은 불같이 화를 내며 장국영에게 절교를 선언했고 이후 서로에 대한 오해가 더해지면서 두사람은 둘도 없는 친구사이에서 철천지 원수가 된다.

 

그러던 1984년 장국영과 진백강은 동시에 한영화에 출연 제의를 받게 되는데 이 작품은 두가정의 화합을 다룬 코미디 영화 <성탄쾌락>으로 진백강은 주인공 맥향의 아들, 대니역을 장국영은 맥향의 딸 여진의 남자친구인 아장 역을 제의 받았다. 그들은 상대방이 출연제의를 받았다는 소식에 아연실색 했지만 결국 출연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한가지 조건을 내걸었는데 그것은 촬영장에서 서로 마주치지 않도록 일정을 조정하고 꼭 함께 등장해야하는 장면에서는 대역을 쓴다는조건이었다.

 

 

성탄쾌락 聖誕快樂

 

실제로 장국영과 이려진이 차에 낙서하는 진백강 일행을 내려다보는 장면에서 이들이 한화면에 모두 잡혀야 하지만 장국영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만 등장한다. 장국영은 이려진과 따로 촬영을 한뒤 그장소에 있는것처럼 편집된것이다. 고지삼 감독은 모든 출연진이 한자리에 모이는 영화의 엔딩장면에서 만큼은 함께 촬영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두사람모두 이를 거절했는데 그래서 극중 크리스마스이브에 모든 등장인물들이 모여 파티를 하는장면에서 장국영과 진백강은 같은 장소에 있지만 함께 촬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 한화면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모든 등장인물이 단체사진을 찍는것으로 영화가 끝나지만 실제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장국영의 모습을 찾아볼수 없다. 이후 장국영혼자 술에 취해 소파에서 혼자 자고 있었던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 되는데 두사람의 불화 때문에 영화의 결말까지 바뀌었다. 그후에도 장국영과 진백강은 서로 연락을 하지 않는것은 물론 한번도 만나지 않았다.

 

그러던 1993년 장국영은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장국영은 진백강이 약물과다복용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게되었고 그때서야 진백강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이에 장국영은 진백강에게 용서를 빌었다. 

 

무명시절 서로를 의지하며 우정을 쌓은 장국영과 진백강 하지만 서로에 대한 오해가 쌓이면서 물과 기름같은 사이가 되고 말았는데 두사람의 관계는 홍콩연예계의 안타까운 이야기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