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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프란시스코 드 고야 악마의 그림 <서프라이즈>

 

 

1820년 스페인 마드리드

 

백발의 노인이 어두컴컴한 집안 한구석에서 광기어린 모습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가 그리고 있는것은 아이를 먹어치우는 괴물을 그린 끔찍하고 기괴한 그림이었다.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프란시스코 드 고야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를 그린이유는?

 

귀족적이며 화려하고 우아한 로코코 미술의 대가인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드 고야 Francisco de Goya y Lucientes 그가 이전의 화풍과는 전혀다른 잔혹하고 무시무시한 그림을 그렸는데 이그림의 제목은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사투르누스는 아들에게 왕좌를 빼앗길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잔인하게 아들을 먹어치운 고대로마 신화속의 신으로 고야는 사투르누스의 잔혹함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1820년 74살에 이그림을 그렸는데 로코코 미술을 고집하던 고야가 노년에 들어 이토록 끔찍한 그림을 그린이유는 무엇일까? 

 

 

 

로코코 미술의 대가인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드 고야 Francisco de Goya y Lucientes 의 작품

 

나폴레옹의 침략

 

1789년 고야는 스페인의 궁전화가로써 당시 왕이었던 카를로스 4세의 초상화를 그릴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 궁정화가로 이름을 날린 고야에게 스페인귀족들도 앞다투어 그림을 의뢰했고 고야는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쥔 당대 최고의 화가로 등극했다. 그러던 1808년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침략한 반도전쟁이 발발했다. 스페인은 나폴레옹에 의해 점령당했고 당시 스페인의 왕이었던 페르난도 7세가 폐위되고 나폴레옹의 형인 조제프가 호세1세로 스페인 왕이 되었다.

 

당시 프랑스군은 스페인 국민들을 대상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사소한 이유로 잡아들여 고문하는것은 물론이고 거리에서 마구잡이로 사람을 죽인후 시신을 훼손하는 일이 빈번했다. 심지어는 부녀자를 겁탈하기까지 했다. 프랑스군에 잡힌 고야는 호세 1세앞으로 끌려가는데 고야는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위해 조국인 스페인을 버리고 프랑스 편에 선것이다. 고야는 누구보다 위엄있게 호세의 초상화를 그렸고 그충성심을 인정받아 훈장까지 받았는데

 

그날밤 고야는 조국을 버리고 프랑스편에 섰다는 죄책감에 몹시 괴로워 했다. 그후 고야는 낮이면 스페인을 점령한 프랑스인들을 위해 멋지고 근엄한 초상화를 그렸고 밤에는 기회주의자가 돼버린 자신을 증오하며 기괴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고야는 그림속인물과 자신을 동일시 하며 그림을 그렸는데 <죽음이 올때까지>에서 하얀드래스에 고급스러운 다이아몬드를 걸쳤지만 해골을 연상하게 하는 추한 얼굴을가진 노파는 고야 자신이었고 <정어리의 매장>에서 삐에로의 얼굴을 한채 신나게 몸을 흔드는 사람에게 어리석은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다. 그렇게 상반된 그림을 그리는 고야의 이중생활은 계속되었다.

 

 

 

<두마술사>

 

<성이시도르의 축제>

 

<정어리의 매장>

 

<죽음이 올때까지>

 

 

다시 스페인 궁정화가로 복귀

 

프랑스가 물러가고 다시 스페인 왕정이 들어선 1813년 고야는 스페인의 궁정화가로 복귀해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지만 얼마후 그는 모든걸 내려놓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마드리드의 외딴집에 홀로들어간다. 고야는 스스로 만든 감옥에 자신을 가둔것이다. 고야는 프랑스 침략당시 목숨을 부지하기위해 신념을 버린 죄책감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탄생한 그림이 고통스러운 군중을 그린 <성이시도르의 축제>, 괴상한 얼굴로 무언가를 만드는 노파와 해골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그린 <두마술사>등을 포함한 끔찍하고 기괴한 그림을 14점 남겼다. 그중에서도 고야의 마음을 잘 표현한 작품은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인데 고야는 스스로를 잔인하게 죽어야 하는 악마로 여기고 괴물에게 잡아먹히는 아이에 자기 자신을 투사한것이다. 

 

그림이 완성되고 3년후 고야는 어느누구에게도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지 않은채 집을 떠났고 1828년 프랑스에서 홀로죽음을 맞이했다. 결국 고야가 남긴 기괴한 그림 14점은 비밀에 부쳐졌다. 그리고 고야가 죽은후 40여년이 흐른 1870년 고야가 머물렀던 외딴집을 구입한 살바도르 남작에 의해 고야의 그림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소름이 끼치도록 섬뜩한 그림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이 그림속에는 현실의 고통을 외면하고 비겁하게 살아온 자신을 향한 고야의 분노가 담겨있었다.

 

 

       프란시스코 드 고야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