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프라이즈

파리증후군과 예루살렘증후군

 

2003년 일본 한여자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거리를 걷고 있었다.

무료한 일상의 탈출구로 여행을 결심한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런데 얼마후 여자는 파리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만다. 

이 이야기는 2004년 프랑스의 정신의학저널 네르뷔르에 수록된 논문으로 사연의 주인공은 39세의 일본인 여성이었다.

 

어린시절부터 동경했던 파리에 도착한 그녀, 파리에서의 1분 1초가 아까웠던 그녀는 밤낮없이 파리의 명소를 돌아다니며 여행을 즐겼다. 그런데 그러기를 며칠후 정신나간 표정으로 호텔방에서 나오지 않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가 하면 이유없이 하루종일 흐느끼기도 했다. 급기야 자신이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여왕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힌다. 결국 그녀는 현지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얼마후 일본으로 강제 송환되는데 이러한 사례는 그녀 뿐만이 아니었다.

어학연수를 받기위해 어학연수차 파리를 건너온 30세의 일본 남성 맟선 타국에서도 홀로 지내면서 잘적응하는 듯 했던 그에게 이상증상 들이 나타난것은 5개월이 지난후였다. 극심한 불면증으로 잠못이루기 시작하더니 식욕부진으로 하루종일 밥한술 먹지 못하면서 일상생활조차 힘겨워 진것이다. 심지어는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겠다는 환청에 시달리게 되는데

놀랍게도 2004년 발표된 정신의학저널 네르뷔르에는 이와 같은 두사람의 사례를 포함해 1998년부터 2003년 까지 비슷한 증상으로 파리의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 63명의 사례가 실려 있었다. 그런데 이 63명의 환자에게는 믿기 힘든 공통점이 있었다.

1. 일본에서 파리를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2. 평소 특별한 정신질환을 않은 적이 없었다.

3. 일본으로 돌아가자 상태가 호전되었다.

더욱놀라운것은 2004년 논문발표 이후에도 매년 파리를 찾아온 일본인중 평균 10명이상의 사람들에게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파리증후군 PARIS SYNDROME 과 예루살렘증후군

파리에서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일본인 히로아키 오타가 이들이 <파리증후군>PARIS SYNDROME 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1년 일본에서 출간한 저서를 통해 파리증후군의 개념을 최초로 정의한 사람으로 그의 주장에 따르면 파리증후군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을 방문한 관광객에게 발생하는

<예루살렘증후군>과 비슷한데 예루살렘 증후군은 1991년 이곳에 방문한 미국인과 유럽인들 200여명에게 집단적으로 발병하면서 알려지게 된것으로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도시를 감싸는 종교적인 분위기에 압도당해 심한경우 자신이 신이라는 망상에 빠지는등 정신적 이상증세를 보이는것을 말한다.

그는 파리 증후군역시 파리를 찾아온 관광객들이 파리라는 도시의 특성때문에 정신병적 증후를 겪게되는 증상으로 이 경우는 평소 파리에 대해 품고 있던 환상과 자신이 겪은 현실과의 괴리감 때문이라고 말했는데 히로아키 오타는 그들이 파리에서 충격을 받는 이유로 세가지를 들었다.

 

1. 파리의 청결상태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과 이국적인 거리만을 기대하고 왔던 이들에게 쓰레기가 쌓인 지하철등 지저분한 모습을 보게되면 충격을 받을수 있다는것이다. 

2. 프랑스인들의 특성

자국문화와 모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큰 프랑스인들은 다른나라의 언어를 잘쓰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불친절하게 느낄수도 있다는 것이다.

3. 파리의 치안

파리에서 소매치기를 당했을경우 이에대한 불안감때문에 관광객들이 만족스런 여행을 하기 힘들다는것이다.

 

이렇듯 낭만의 도시와는 수식어가 다른 파리의 현실에 관광객들이 충격을 받는경우가 많은데 특히 일본인 들에게 유독많이 심각한 이상증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6년 파리에 놀러온 2명의 젊은 일본 여성들은 자신이 머물던 호텔방이 도청되고 있다고 호소했고 또다른 일본인 여성은 방안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자신을 해친다고 주장했으며 한 일본인 남성은 자신을 루이 14세라고 착각하는등 파리증후군에 걸린 일본인 사례는 계속해서 보고 되었고 결국 일본으로 강제송환된 이들은 일본으로 돌아오자 정상으로 회복되었다고 하는데 이에 사람들 사이에서 파리증후군은 큰화제를 모은다. 그렇다면 왜 일본인들에게 파리증후군이 발생하는것일까?

히로아키 오타는 우선 일본일들이 프랑스에 가지고 있는 환상이 유달리 크기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와인과 명품으로 유명하고 패션, 문화, 예술이 크게 발전한 프랑스는 오래전부터 일본인들에게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혀 왔는데 기대했던것이 크다보니 다른나라의 관광객보다. 더큰 충격을 받게 된다는것이다. 뿐만아니라 일본인들은 프랑스 인들과 달리 다소 내성적인 성격에 직설적이지 못하고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것을 미덕으로 여기기 때문에 이 스트레스가 극대화 되고 나아가 정신병으로 까지 발전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발표이후 영국 노팅엄트렌트대학의 심리한과 교수인 마크 그리피스가 파리증후군이 걸릴수 있는 위험 인물로 해외여행이 처음이며 패션에 관심이 많은 2,30대 여성을 지목하는등 다양한 후속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파리에서의 환상과 현실의 괴리를 견디지 못하고 파리증후군에 빠지고 마는 일본인들 한때 파리주재 일본 대사관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빠른 치료를 받을수 있도록 24시간 비상전화를 운영하기도 했다.